조금더 덜 짜게! 조금더 덜 자극적이게!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러한 소비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물론, 건강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다만, 식품첨가물이 들어가면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인식에는 사실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식품첨가물의 경우에는, 어느 가공식품이든 그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 뿐이지.. 들어갈 수 밖에는 없는게 바로 첨가물이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향미나 맛을 개선시키는 효과 뿐 아니라.. 보존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여기에, 식약청에서 안정성을 검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그 건강성에 대한 우려는 과한 면이 없지않게 있다.
아무튼, 식품첨가물에 관한 이야기는 차후에 따로 이야기 해 보도록 하고.. 오늘은, 저염김치에 관한 이야기를 한번 해 볼까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은 예로부터 짠맛에 길들여져 왔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9g(소금 기준으로 12.5g, 조사 시기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음)이다. WHO 권장량(2g)의 두배가 넘는 수치이며 비슷한 식문화를 가지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 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최근에는 나트륨이 성인병을 유발하는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조금이라도 덜 짠 음식을 찾는 트렌드가 생기고 있기도 하다. 국가적으로 나트륨 섭취율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도 한때 집행 되기도 했다. 다만, 우리가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이러한 나트륨의 과다섭취는 음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식습관과 입맛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점이다.
나트륨 함량이 적은 식품들이 봇물 터지듯 많이 출시되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줄어들지 않는 것도.. 바로, 음식은 바꿨을지 몰라도 식습관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
우리의 식습관과 입맛을 바꾸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엄한 음식 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트에서 최근에 눈에 자주 띄는 저염김치 역시 마찬가지다. 저염김치를 먹는다고 식습관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나트륨 섭취량이 과연 줄어들까? 필자는 단연코! 아니라고 본다.
몇해 전부터는..
김치에 대한 나트륨 등급제를 실시하자는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다. 물론, 김치는 한국인들의 주요 나트륨 섭취원 이기도 하다. 우리는 소금의 하루 권장량의 약 20~25% 정도를 김치를 통해 섭취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는 몇가지 오해가 있으며.. 이러한 김치 나트륨 등급제가 과연 좋은 김치를 선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
요즘에는 집에서 김치를 담글 때에도 소금을 적게 사용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김치를 직접 담궈본 사람들은 안다! 소금이 적게 들어간 김치는 그 맛이 덜하고 쉽게 쉬어버린다는 것을 말이다. 몇년간 묵힌 묵은김치가 절대 나올 수 없는게 바로 저염김치 이다.
소금은 작용과 반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지나치게 많이 함유된 나트륨은 건강에 나쁘지만, 소금은 유해균에 대한 항균 및 살균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산균 등의 유익균을 제외한 식중독 등을 일으키는 잡균등의 번식을 막는 효과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
이러한, 김치 나트륨 등급제 논란에 대하여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는.. 한식을 세계화 하겠다면서, 세계 3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김치의 건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이런 등급제가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김치의 건강성은 단순히 나트륨 함량만을 가지고 평가해서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 김치에 포함되는 재료의 건강성과 더불어 적절한 발효과정을 거쳤는지.. 인위적인 발효과정을 거친 것은 아닌지.. 또한, 그 결과로 나오는 유산균의 양과 질은 적절한지 등을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김치 나트륨 등급제는 자칫.. 나트륨이라는 하나의 요소로 김치를 서열화 시킬 수 있으며.. 이는, 오히려 소비자선택에 대한 잘못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 더불어.. |
김치에 포함된 나트륨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하나 짚고 싶다.
김치는 물론 나트륨 함량이 매우 높은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김치에는 칼륨도 나트륨 못지 않게 많은 양이 함유되어 있다. 칼륨과 나트륨은 서로 반대되는 작용을 하는 영양소로 어느 한쪽이 많거나 부족하게 되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풍부하게 함유된 칼륨은 잉여 섭취되는 나트륨의 체외 배출을 돕기 때문에 김치에 있는 나트륨의 체내 흡수율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조금이라도 덜 짜개 먹겠다는 그런 생각은 건강의 관점에서 당연한 부분이며 권장되어야 할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저염김치가 일반김치에 비해 건강에 더 좋다는 인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도가 낮은 저염김치를 소비자가 선택하고 기업이 이를 활용해 마케팅을 하는 것 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 김치를 나트륨에 따라 등급을 메기고 한다는 것은 오히려 김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역효과가 더 크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