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의미의 은행은 소위 상업은행(Commercial Bank)을 이야기 한다.
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은행은 예금을 받아 이를 재원으로 대출을 해 주고, 여기에 대한 마진을 취하는게 바로 상업은행의 기본 수익구조이다. 물론, 은행이라는 것이.. 최근에는 일반 대중의 예금을 그 주 재원으로만 하지는 않는다.
은행도 돈을 빌리고, 여기에 적용되는 이율이.. 바로, 담보대출을 받아보신 분들이라면 잘 알고 계시는.. 코픽스금리라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투자은행은 뭘까? 투자은행(Investment Bank)은 은행은 은행이되.. '투자'활동을 하는 은행을 의미한다. 대학에서 배우는 투자론의 관점에서 보자면, 고수익과 낮은 리스크는 결코 양립할 수 없으며.. 고수익을 추구하면 그만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게 바로 투자론의 전반에 흐르는 중요한 바탕이다.
투자은행은, 전통적인 은행이 가지고 있던 안정적 수익성을 다소 포기하면서 공격적인 투자활동으로 수익을 내는 활동을 주로 하는 은행을 이야기 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른게 아니라, 그들이 하는 행위 자체에 따른 구분이 바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사실, 금융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면서도 자칫 잘못된 정책이 경제 전체를 흔들어 놓을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를 금지시킨 것도 이러한 금융의 중요성과 공공성 때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계열사로 국민은행이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본사의 자금 필요소요에 따라 자금의 운용이 마음대로 되지 않겠는가?
실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 한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 2금융권을 중심으로 금융회사를 사적금고화 시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사례들이 우리 주변에서는 너무나도 많다.
아무튼.. |
이러한 투자은행의 첨병과 같은 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우리가 흔히 들어보는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등은 모두 투자은행에 속한다. 자산규모로 봤을 때 세계적인 규모의 투자은행으로는 메릴린치미국은행, 크레딧 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건, 노무라증권, 모건스탠리 등을 꼽을 수 있다.
투자은행은 예대마진(예금이자율과 대출이자율의 차이)을 통해 이익을 얻기 보다는 주로 유가증권에 투자한다든가 이를 중개함으로서 수익을 낸다. 여기에, 2008년 금융위기를 직접적으로 확대시킨 파생상품까지 손을 대는게 바로 투자은행이다. 사실, 투자은행의 영역을 일정하게 한정할 수 없다는게 더 정확하다 하겠다. 금융분야 에서라면 돈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하니까 말이다.
이러던, 투자은행이 한번 몰락했다. 바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통해서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자체는 사실.. 지방의 일부 부실한 저축은행들만 망하면 되는.. 그런 스케일에 불과했다. 하지만, 미국의 리먼브러더스를 비롯한 대형 투자은행들은 이러한 서브프라임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손실을 키운 것이다.
금융이.. |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국의 금융위기 사태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러한 투자은행을 육성하려 할까?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 전부 다 투자은행이라고 볼 수도.. 있고, 아니라고도 볼 수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외국의 투자은행들 처럼 업무영역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은행의 전통적인 수익방식은 상업은행에 가깝다.
위험한 투자상품 몇개 사들이고..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판다고 해서 투자은행은 아닌 것이다.
경제학에 신용창조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같은 돈이 더 큰 통화량으로 변화 및 창조되는 개념을 이야기 한다. 간단한 예를들어, 100만원을 예금하면 은행은 이를 가지고 80만원을 대출해 주고, 이를 대출받은 사람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투자도 하고 소비 등도 하게 된다. 다시 그 상대방은 80만원의 돈이 생기고 이를 다시 예금 등을 함으로서 은행으로 되돌아 오는 것이다.
이런과정이 여러번 반복 됨으로서 100만원은 1,000만원의 통화량이 될 수도, 1억원의 통화량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
지급준비율 등의 정책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신용창조의 수준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신용창조의 예 하나만 봤지만, 파생상품 역시 마찬가지다.(파생상품 설명과 관련되어서는 너무 길어짐으로 중략하도록 한다.) 금융에서의 100만원은 100만원 자체로만 봐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만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게 바로 금융이고, 이에따라 공정성과 합리성.. 그리고 공공성이 요구되는 분야가 바로 금융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는 그동안 많은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나름, 은행의 무분별한 투자활동을 자재시키고 경제의 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는 금융을 적절하게 통제해 왔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는 투자은행을 본격적으로 육성하려는 시도를 지난 정부부터 추진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종종 나오는 우리나라의 금융경쟁력이 무슨 우간다 수준이니.. -_- 또는, 경제규모에 비해 세계적인 은행이 없다느니.. 이런 이야기들은 개인적으로 투자은행 육성을 위한 언론플레이라고 본다.
아무튼.. |
은행의 이러한 파급력은 역설적이게도.. 경제를 발전시키고, 수익을 내는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는 면이 있다. 싱가포르가 작은 도시국가임에도 풍요로운 이유 중 하나는..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첨단을 달리는 금융산업 덕분이기도 하다. 차근차근.. 국가의 기반산업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금융의 힘이 필요하며.. 그러한 금융의 발전을 위해 내세우는 것이 바로 세계적인 투자은행의 육성이다.
다만, 개인적인 사견을 이야기 하자면.. 투자은행이 꼭 있어야 하고, 투자은행이 없으면 금융산업이 발전하지 않는다는 식의 관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의 금융업이 후진적이라고 생각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금융업은 나라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수익성의 관점 보다는 안정성의 관점에서 우리 정책 당국자들이 접근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경제의 최 강대국 미국도.. 리먼브라더스사라는 투자은행 하나의 파산에도 그렇게 흔들리는데.. 하물며 우리야 말해 무엇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