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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일상의 창고

한류를 다분히 의식한 일본의 정부 전략이 있다. 바로 쿨 재팬(Cool Japan).

 

이는, 2002년 처음 등장한 용어로 일본의 소프트파워를 키우기 위해 일본의 이미지를 정의내리고 이에따라 문화, 콘텐츠 등의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국가 이미지 전략이다.

 

겉으로는 1990년대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브리튼 전략을 벤치마킹 한 것이지만.. 사실 이는 한류를 의식한 면이 강하다.

 

 

• 일본, 한류에 질투를 느끼다.

 

일본은 세계적인 선진국이다. 이는 우리가 인정을 해야 할 부분.

 

선진국들은 예외없이 문화강국. 일본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류 붐이 일기 이전까지 일본문화는 아시아의 대세문화였고 서구에서도 주류문화는 아니더라도 서브문화의 한 축으로서 대접받아왔다.

 

하지만, 상황은 한류로 역전이 된다.

 

우리는 언론 등을 통해 한류소식을 자주 접하는 편이지만 얼마나 유행하는지 잘 체감하지 못하고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류는 아시아의 대세문화이며 서구권에서도 꽤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는 하나의 현상이다.

 

일례로..

 

친일적 성향이 매우 강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견제의식도 함께 갖고 있는 대만의 경우..

 

한류가 유행하기 전 일본문화가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일본문화는 대만의 주류 문화 중 하나이지만 현재 소비되고 있는 컨텐츠는 한류물이 일본물을 압도한다. 드라마는 물론이고 예능 케이팝 등등.. T.V만 켜면 한류물을 접할 수 있는게 바로 대만이다.

 

현재, 수입 음악시장에서 한국과 일본만 비교를 하자면 K-POP과 J-POP의 소비는 8:2 정도 된다. 대만을 넘어 동남아시아로 그 영역을 확대하면 한류의 영향력은 더 강해진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대만처럼 반한의 정서 자체가 없고 여기에 한류를 유행시킨 한국을 배우자는 분위기까지 더해져 있는 상황. 한류는 우리의 생각보다 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물론, 서구권에서는 아직 마니아적 문화현상이라 봄이 타당하다.)

 

이렇게 아시아 지역에서 계속해서 한류에 밀린 일본은 위기감을 느끼게 되고 소위.. 쿨 재팬이라는 국가 이미지 전략을 세우게 된다. 이에 쏟아붓는 돈만 해도 한해 500억엔(약 5,500억원) 이러한 쿨재팬 전략에 경계심을 드러낸 언론사들도 있지만 결과는? 대 실패! 쿨재팬이라는 말 자체가 일본을 떠나서는 잘 회자되지 않는다.

 

한류(K-WAVE)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

 

 

• 원인분석이 잘못된 쿨 재팬

 

쿨재팬이라는 용어는 2002년 처음 나왔지만, 본격적으로 돈이 투자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이다. 당시, 일본이 참고한 대상은? 당연히 한류. 하지만, 500억엔이라는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도 정작, 한류에 대한 분석이 너무나도 어이가 없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하는게 바로.. 한류는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는 점이다. 놀라운 점은 일반 대중의 인식은 물론이고 언론과 명망있는 문화평론가들도 이러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소위..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라는 이름하에 콘텐츠진흥원과 코트라 등에서는 한류를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은 맞는 이야기이다. 다만, 그 선후가 잘못되었다.

 

일본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류가 있다 이야기 하지만, 사실.. 한류가 싹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정부가 측면지원을 시작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아시아는 물론, 중동지역과 동구권까지 대 유행을 한 대장금을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만들었는가? 소녀시대는 정부가 권해서 유럽과 북미를 계속 노크하고 있는가?

 

여기에 우리 정부의 지원은 측면지원에 불과하다. 코트라 등에서는 수출 루트를 개척해 주고, 콘텐츠진흥원 등에서는 소속 연구원들이 해당 문화권의 정치, 경제적 상황과 트렌드, 유의할 점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식이다.

 

문화라는게 한껏 자유롭게 놔 둬야 성장하는 법이다. 일본은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성격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 목표없는 쿨재팬

 

또하나, 일본의 쿨재팬 전략은 정확한 지향점이 없는 모호성을 가지고 있다. 최소한 정부차원에서 지원되는 우리의 한류는..

 

"드라마, 케이팝, 영화 등.. 우리에게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활용해 한국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올리자! 그래서, 이러한 긍정적인 한국의 이미지를 활용해 다른 수출분야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자!"

 

라는 나름 뚜렷한 정부의 목표가 있다.

 

하지만, 일본의 쿨재팬은 이러한 목표가 모호하다. 쿨재팬을 세계인에게 각인시켜 무엇을 얻고자 함인가? 뭐.. 일본의 브랜드 가치는 이미 높은데 말이다. 지원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인데.. 일본의 쿨재팬 전략이 그 대상으로 삼는 분야는 지나치게 다양하다. 일본의 전통적 강세 분야인 애니 분야는 인정을 하겠지만 황당하게도 꽃꽃이나 화장실 같은 것도 쿨재팬 지원 대상에 포함이 된다.

 

일본의 쿨재팬 전략을 보면서..

 

일본처럼 치밀한 문화를 갖고 있는 국가에서 어찌 이런 급조한 국가전략이 나왔는지 의아한 면이 있다.

 

질투는 사람의 눈을 멀게한다 했던가? 한류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이 왜곡되어 있는 한.. 일본의 쿨 재팬 전략은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일본은 과거 전성기에 비해 세계의 유행을 선도할 콘텐츠 생산 역량을 잃어버렸으며.. 정치적으로 극우적으로 흐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보편적 가치에서 벗어나 있다.

 

일본문화를 '기괴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일본사회가 갖고 있는 이러한 태생적 왜곡성 때문 아닐까?

 

한류가 아시아의 주류문화가 되고 서구권에서도 서서히 그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지금의 한국.. 일본의 쿨재팬 전략을 보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금 잘되고 있다 해도.. 계속 잘 되리라는 법은 없는 것이니 말이다. 소위.. '문화융성'이라는 모토를 갖고 있는 지금의 정부는 물론 앞으로 들어올 정부에서도 이러한 일본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Posted by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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