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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일상의 창고

우리는 흔히 일본 부동산 버블 붕괴가 1991년에 일시에 찾아온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그럴까?

 

일본의 부동산 버블 형성과 그 폭락 양상을 보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오늘은 이러한 일본 부동산 버블의 형성과 가격 폭락 사태를 돌아보면서 우리의 상황을 점검해 보는 그런 시간이다.

 

 

• 도심지 > 주변지 > 지방

 

우선, 일본의 부동산 흐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땅값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통계를 내며 이에따라 통상 상업지와 주택지를 분리해 분석하는게 일반적이며 정확하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우리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주로, 상업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주거용 부동산.. 그 중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던 우리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기는 하다.

 

실제..

 

일본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상업지 가격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주거용은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그 패턴은 약간의 선행성과 후행성만 갖을 뿐 그 근본적인 방향은 동일하다.

 

아무튼.. 여기서 핵심은..  일본의 경우 도심지에서 도심 주변지로 가격의 움직임이 옮겨갔고 이후 지방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일본 전체의 부동산 버블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도쿄를 중심으로 따져 보자면.. 명목지수상 도쿄의 지가 고점은 1988년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일본 부동산 버블 폭락이 1991년으로 인식하는 것에 비해 무려 3~4년 정도 앞서있다.

 

아무튼..

 

도쿄의 지가가 고점을 찍은 이후 우리의 수도권에 해당하는 광역도쿄권의 경우 1989년, 지방의 경우 1991년 초반 정점을 찍고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가 본격적으로 일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우리와 매우 비슷한 패턴이다.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으로 불리우는 우리의 강남, 서초, 목동 등의 지역은 2007년에 고점을 찍은 뒤에도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상승은 계속 이어졌고 2000년대 말 2010년대 초.. 수도권을 중심으로 버블 붕괴의 조짐이 일기도 했다. 하우스푸어라는 용어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 쯤이다.

 

 

• 우리와 일본이 다를 것이라고?

 

우리나라의 부동산 경기는 그러나..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와는 다소 다른 양태를 현재까지는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어느정도 부동산 경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가격의 상승은 크게 일어나지는 않지만 꾸준한 거래량 유지로.. 최소한 현상유지는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재의 모습만으로 과연.. 우리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 있을까? 이는 조금만 뒤돌아 보면 우리의 기대처럼 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의 거래량 유지는 사실.. 몇가지 부정적인 특징적 현상 때문에 일어나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나라에만 존재한다는 전세제도(사실, 남미쪽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기는 하다.)로 인해 우리나라 세입자들의 주거양태는 과거 70~80%가 전세의 형태였다.

 

하지만..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전세가격이 폭등했고.. 이에따라 실수요자들이 대거 내집마련에 나선 측면이 크다. 저금리 상황은 전세가격을 올라가게 만든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실수요자들 역시도.. 자금을 빌리는데 부담을 덜게되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부동산 경기의 유지 요인 자체가 부정적인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는, 상업지 중심으로 일어났던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보다도 더 파괴적일 수 있다. 국민들의 직접적인 재산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고.. 가계부채로 인해 내수경기를 띄우는데 필수적인 총수요의 규모를 심각하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우리정부

 

일본정부의 경우 부동산 경기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경기부양책을 쏟아냈었다.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국가부채는 바로 이러한 1990년대 초 경기를 띄우기 위해 무리한 확장정책을 펼친 결과물이다.

 

이러한 경기 확장정책의 중심에는? 바로 부동산 정책이 존재하다.

 

부동산 경기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건설회사에 대한 지원책들을 쏟아냈고, 불필요한 건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졌다. 한계기업은 망하는게 정상적인 자본주의의 원리인데도 이러한 부동산 부양책에 힘입어 계속 유지가 되었다.

 

버블이라는 것이..

 

안탑깝게도, 비로소 붕괴 되어야 버블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본 부동산 버블의 형성과 붕괴 과정을 바로 옆에서 목격했고, 인구구조로는 일본에 후행하고 경제시스템은 유사하다는 특징으로 인해 충분히 버블을 의심하고 여기에 대비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LTV, DTI 규제를 완화하고 대출받아 집을 사기 쉽게 만들었다. 건설회사에 대한 지원책을 늘려 계속 뭘 지어서 경기를 띄우겠다는 정책을 펼쳤다. 일본의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들어 가계부채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총 부채를 줄이려는 노력들을 한다는 것이다. 집을 사라고 했다가 사지 말라고 하는.. 오락가락 정책이라는 비판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향선회는 바람직한 면이 있다.

 

다만..

 

다시.. 건설경기만이 경기부양에 중요한 포인트라는 당국자들의 구시대적 발상을 다시 할까.. 그것이 걱정스럽다.

 

부동산 경기의 부양은 그 즉각적인 효과와 쉬운 정책집행으로 인해 가장 유혹을 많이 받게되는 부양책이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버블의 형성과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할 정책이다.

 

창조경제라 하지 않나.. 이제는 뭘 짓겠다는 생각보다, 발상의 전환으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정책들이 나와줬으면 한다.

Posted by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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