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텔의 공동마케팅과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인텔~ 하면,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떠오르죠..
그러나, 사실 마이크로프로세서라는 부품은.. 최종 소비자들에게는 보이지도 않고, 기술적 난해함으로 그 가치를 알기가 쉽지 않은 부품입니다.
따라서, 소비자 충성도의 핵심인 브랜딩을 하기가 결코 쉽지가 않고.. 그 효과도 검증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텔은.. 인텔인사이드 캠페인을 통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소비자의 머릿속에 각인되었고.. PC를 구입할 때, 가장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 부품이 되었습니다.
인텔은 기존에도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제조업체 입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AMD를 비롯한 저가의 가격으로 무장한 강력한 경쟁자들이 등장하게 되죠..
인텔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쏟아붓는 회사중에 하나이지만..
인텔이 생산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중요성과 가치를 소비자들이 알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컴퓨터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죠..
이에따라.. |
인텔은 AMD에 시장점유율을 조금씩 빼앗기기 시작합니다.
PC제조업체의 입장에서는.. 성능은 비슷하나 가격이 싸다면? 궂이 저가 프로세서를 마다할 이유가 없던 것이죠..
고민에 빠진 인텔은, 치열한 내부 논쟁과 논의 끝에 마케팅 대상의 변화와 공동마케팅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전략을 세우게 됩니다.
바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브랜드화 시킴으로서, 최종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고..
또한, PC제조업체와 함께 공동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죠.
인텔은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어제 이야기한 뉴트라스위트의 마케팅 사례를 철저하게 연구하여 캠페인을 계획 및 설계를 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결과물이.. 마케팅에서 자주 회자되는 'Intel Inside' 캠페인 입니다.
인텔인사이드는.. 생산된 PC 안에 Intel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부착되어 있다는 뜻으로..
PC 겉면에 로고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뉴트라스위트가 다이어트 콜라에 '뉴트라스위트 인사이드'라는 로고를 붙인 것과 같은 방식의 캠페인 이죠..
하지만, 뉴트라스위트 인사이드 캠페인이 그렇듯..
인텔인사이드 캠페인도 PC제조업자들의 입장에서는 마땅히 따라줄 이유가 없는 캠페인 이었습니다.
오히려,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PC제조 업체의 브랜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죠..
인텔은 PC제조업체들의 이러한 거부감을 극복하고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는데요..
즉, 인텔인사이드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는..
인텔이 납품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가격에서 5%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동광고비용으로 적립하게 해 주는 인센티브였습니다.
적립된 공동광고비용은 향후.. PC업체가 자사의 PC광고를 할 때 50%까지 사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이었고..
단지, 생산된 PC에 인텔인사이드 로고를 붙일 것과 광고 집행시 인텔인사이드 광고를 한컷 넣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티비의 PC광고에서 보는 벨소리(?)와 더불어 나오는 인텔인사이드 컷.. 바로 그것이죠.. ^^
이러한 공동광고비용 적립은, 결과적으로 가장 현명한 마케팅 의사결정 중에 하나로 이야기가 되는데요..
그것은 가격을 할인해 주는 방식의 인센티브는..
PC가격의 하락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을 뿐.. 인텔인사이드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에요.
이는 결과적으로, PC제조업체들의 활발한 광고집행으로 이어지게 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1990년대 중후반, 인텔의 간접마케팅으로 인해.. PC제조업체들은 적은 비용으로 광고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따라서, 이는 PC시장의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뉴트라스위트가 다이어트콜라 맛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서..
다이어트콜라 시장을 키운것과 마찬가지로, 인텔인사이드 마케팅은 부품사와 PC제조업체.. 그리고, 연관된 다른 PC부품 업체들의 시장 까지도 함께 성장시킨 윈-윈의 마케팅이 된 것입니다.
물론.. |
여기서 알아둬야 할 점은, 이러한 마케팅이 가능한 이유는..
뛰어난 제품의 질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뉴트라스위트가 기존 인공감미료에 비해 뛰어나지 않았다면?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뛰어난 기술혁신을 지속적으로 이루어가지 않았다면?
이러한 마케팅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마케팅이 빛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핵심역량이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