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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일상의 창고

금융비밀주의는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의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었던 주요 원칙 중 하나이다.

 

이들 국가는 이러한 금융비밀주의를 통해 성장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금융은 산업의 혈관으로 돈이 몰리는 곳은 그만큼 국가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금융비밀주의는 2000년대 들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 스위스에서 시작된 금융비밀주의

 

스위스의 비밀금고는 각종 영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고 고객정보를 누설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위스의 경우 이러한 금융비밀주의를 헌법으로 명시하고 있을 정도다. 스위스의 경우 고객의 비밀을 누설하게 되면 6개월 이하의 금고형과 벌금형에 처하도록 법으로 명시되어 있다.

 

이는, 스위스가 얼마나 금융비밀주의를 중요시 여기는지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스위스에서..

 

철저한 금융비밀주의가 유래된 것은 저 멀리 16세기로 까지 올라간다. 당시 종교박해를 피해 프랑스에서 스위스로 이주한 위그노 신자들이 프랑스 왕가와 귀족들을 상대로 금융업을 하면서 유래된 것이다.

 

금융비밀주의가 가져온 혜택은 그야말로 막강했다.

 

세계의 수많은 돈들이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와 같은 나라들에 몰렸기 때문이다.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의 역량은 금융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스위스의 경우.. 경제를 발전시킨 요소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청정 알프스를 잘 관리해 관광대국으로 발전하였으며, 스위스 장인들이 이루어 낸 시계산업은 스위스를 대표하는 산업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 어떤 산업도 스위스의 금융산업을 따라오지 못한다.

 

지금도 세계 유수의 국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최고지도자가 나서서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는 한다. 하지만, 스위스와 같은 나라는 궂이 투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돈이 넘쳐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이렇게 풍부한 금융자금으로 스위스와 룩셈부르크는 경제를 발전시켰고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스위스, 룩셈부르크, 리히텐슈타인과 같은 나라들은 이러한 금융비밀주의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있는 셈이다.

 

 

•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그리고 무너져야 할 금융비밀주의

 

문제는, 스위스와 같은 나라들의 금융비밀주의 때문에 역외탈세자들이 숨을 곳이 있다는 것이고 각종 검은돈들이 융통이 된다는 점이다. 스위스는 물론 사기범의 돈까지 비밀주의에 부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기범이나 역외탈세범이나.. 요즘 유행하는 말로 도찐개찐 아닌가?

 

그들의 이러한 금융비밀주의는 어찌보면 국가 이기주의라고 볼 수 있는 것이며.. 다른 나라들이 피땀흘려 이루어내야 하는 성과를 너무나도 쉽게 가져가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행인 점은 몇해 전부터 스위스와 같이 철저하게 금융비밀주의를 채택했던 나라들이 그들의 원칙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현대의 사회는 국가간 이동이 자유로워진 시대이다. 하지만 우리의 법과 제도는 아직까지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완전히 쫒아가고 있지는 못하다. 탈세범이 해외로 도피 및 자금은닉을 할 경우 실질적으로 이를 밝혀낼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다. 국가간 조세정보는 공유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간 조세조약 등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역외탈세범에 대한 추적 범위가 넓어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수많은 구멍들이 존재한다. 여기에 금융비밀주의라는 장벽까지 아직 존재하기 때문에 역외탈세범을 색출해 내기가 쉽지는 않은 것이다.

 

역외탈세는 결국, 국부의 유출이며 거의 예외없이 모든 나라에서 엄격하게 처벌되는 중범죄이다.

 

앞으로, 이기적 정책인 금융비밀주의가 완전히 사라지기를 바래 본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금융비밀주의의 철폐는 개인정보 보호책을 약화시키는 것과 같은 이런 부분은 아니라는 점.. 노파심에서 강조하면서.. 오늘 이야기.. 이만 마치도록 한다.

Posted by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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