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미국에서 논란이 된 식품첨가물이 하나 있다. 바로 아조디카르본아미드(ADA : Azodicarbonamid) 이다. 이름도 생소한 이 식품첨가물은 주로 밀가루의 반죽이 좀더 찰지게 만들어 주는데 사용되는 물질이다.
이 아조디카르본아미드가 발암물질 논란이 인 것이다.
이 식품첨가물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국가에 따라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도 있고 허용하는 국가도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를 받는 식품첨가물이지만 호주와 EU에서는 식품에 사용이 금지되었고 이와 더불어 주별로도 규제가 있는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그 사용이 금지되었다.
우리나라는? 다른 대부분의 나라들 처럼 허용되어 있는 상태이다.
아조디카르본아미드는 서두에서 이야기 했듯이 반죽첨가제로 사용되어 밀가루가 반죽이 좀더 잘 되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아조디카르본아미드가 사용되는 다른 제품들을 보면 충격적이다. 아조디카르본아미드는 공업용 발포제로 사용되어 신발밑창, 플라스틱과 스펀지 등에 사용되는 물질이기도 하다.
이 물질이 논란이 된 것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았다. 미국의 한 환경시민단체가 아조디카르본아미드가 발암의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검증을 FDA에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
빵이 주식이 아닌 데다가.. 아조디카르본아미드의 면에서만 보자면 안전지대에 가깝기 때문에 별다른 논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주와 유럽의 경우 육류와 더불어 빵이 주식이기 때문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으며, 빵을 재료로 사용하는 외식업체들은 선제적으로 아조디카르본아미드가 가미되지 않은 빵을 사용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기도 했다.
아조디카르본아미드의 경우 밀의 제분 과정에서 첨가되는 물질이다. 따라서, 밀 자체에는 당연히 문제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밀가루에 사용되는 원료의 절대다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제분한 뒤에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밀 자체를 수입해 국내 가공공장에서 제분하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제분업계는 아조디카르본아미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아조디카르본아미드의 논란에서 살짝 비껴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밀가루의 약 97%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 지거나 우리밀로 만들어 졌다. 나머지 3% 정도만이 수입산이며.. 최근에는 수입산 제품에도 아조디카르본아미드가 함유되어 있지 않은 밀가루가 상당부분을 차지함으로 아조디카르본아미드의 발암물질 논란에서 일반 소비자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
아직까지 아조디카르본아미드를 사용금지 하지 않는 우리 관계당국의 조치는 다시 검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조디카르본아미드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밀가루 kg당 45mg 미만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허용되어 있는 상태인데.. 이는 밀가루 전체의 약 0.005%에 불과한 수치이기는 하다. 또한, 몇몇의 나라를 제외하고는 아조디카르본아미드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며 대세는 안전한 물질이라는 것이다.
다만, 안전하다고 보는게 대세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는 하지만, 아조디카르본아미드는 적게 섭취할 수록 좋은 그런 물질로 분류가 된다. 식품의 경우 허용량 이내라면 먹어도 대사과정을 통해 완전히 빠져나감으로서 건강에 전혀 해가 되지 않는 물질이 있고, 비록 허용량 안이라면 평생동안 문제가 발생할 일은 없지만.. 그래도, 체내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게 좋은 물질이 있다. 아조디카르본아미드는 후자쪽에 속하는 물질이다.
아조디카르본아미드 사용을 금지하는 나라도 있는 만큼 관계당국의 면밀한 재검토는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식품첨가물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조금 과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는 언론과 T.V 프로그램 그리고 기업의 무첨가 마케팅이 만들어낸 허상인 경우가 많다. 화학 조미료의 대표인 MSG(L-글루타민산 나트륨)만 하더라도.. 사실, 아조디카르본아미드와는 다르게 허용량 자체도 없는 안전한 물질이다. 그런데, 기업의 무첨가 마케팅과 더불어, 언론의 소위 '착한식당'의 기준으로 MSG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대중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
식품첨가물에 대한 과도한 건강성에 대한 우려는 사실.. 지나친 면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첨가물에 대한 재점검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는.. |
우리의 식품관리 체계의 역사에서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식품관리 체계는 과거 외국의 원조에 의존하던 시대에 더 많은 원조품을 받기 위해 광범위하고 느슨하게 허용된 측면이 있고.. 또한, 미국의 식품관리 체계를 거의 그대로 따온 면이 있다. 미국도 현재 식품첨가물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하는 마당에 우리의 경우에는 등록되어 있는 식품첨가물에 대한 점검이 더욱 필요한 면이 있는 것이다.
물론, 식품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식품첨가물 없이 제대로 된 가공식품을 만든다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은 엄연한 현실이다.
다만, 좋은(?) 식품첨가물들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건강에 조금이라도 나쁠 가능성이 있는 그런 첨가물들은 그 허용이 보류되거나 퇴출되어야 할 것이다. 식품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이니 말이다.